Mantis
09/16/2026 · 25 min
풍만한 몸이 아름다움과 권력의 상징이 되고, 마른 몸이 결핍과 차별의 대상이 되는 뒤집힌 세계. 선천적으로 마른 체형인 나레바는 평생 조롱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간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남편 오렌과 결혼하면서 비로소 행복을 찾은 듯하지만, 사회의 기준 앞에서 사랑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을 최고의 미인이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벨카가 주최한 파티에서 나레바는 또다시 모욕을 당하고, 오렌 역시 아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무너진다. 결국 오렌은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지방을 나레바에게 이식할 수 있는 가정용 지방이식기를 구입한다. 지방 이식이 반복될수록 나레바는 점점 풍만해지고, 사람들의 시선은 조롱에서 찬사로 바뀐다. 처음으로 사회의 인정을 경험한 그녀는 사랑보다 인정에 중독되기 시작한다. 더 많은 지방, 더 큰 몸을 갈망하며 욕망은 점점 커져간다. 반대로 지방을 내어준 오렌은 점점 야위고 쇠약해진다. 그러나 그는 아내가 인정받는 모습을 자신의 행복이라 믿으며 희생을 멈추지 않는다. 사랑이라 생각했던 그의 선택은 결국 나레바의 욕망을 키우는 연료가 되고, 두 사람은 서로를 구하지 못한 채 파멸을 향해 나아간다. 마침내 나레바는 벨카와 견줄 만큼 거대한 존재가 되고, 벨카에게 인정받는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살이 빠진 오렌을 향한 비웃음을 목격한 그녀는 더욱 인정에 집착한다. 건강이 한계에 다다른 오렌이 더 이상의 이식을 거부하자, 나레바는 술에 취한 그를 강제로 지방이식기에 눕힌다. 기계가 작동하는 동안 나레바는 환상 속에서 벨카를 끌어내리고 세상의 정점에 선 자신을 마주한다. 그러나 환상이 끝났을 때 오렌은 모든 지방과 생명력을 빼앗긴 채 미라처럼 죽어 있다. 나레바는 남겨진 마지막 지방 한 방울마저 자신의 입에 삼키며 기괴한 승리를 만끽한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된 그녀는 거대해진 몸 때문에 더 이상 스스로 일어설 수조차 없다. 바닥을 기어가는 그녀의 위로, 짝짓기 후 수컷을 잡아먹은 거대한 암컷 사마귀의 그림자가 천장을 뒤덮는다. <사마귀>는 뒤집힌 미의 기준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설정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를 풍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희생과 방조, 인정에 대한 결핍이 어떻게 관계를 변질시키는지를 그려낸다. 결국 작품은 가장 잔혹한 포식자는 사회의 기준이 아니라, 그 기준을 사랑이라 믿으며 받아들이는 인간의 욕망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품 속 세계는 현실과 뒤집힌 가치관을 가진 사회이기 때문에, 언어 역시 현실과 단절된 새로운 체계를 사용했다. 대사는 한국어를 뒤집은 음운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뒤, 영어 표기를 거쳐 스페인어식 발음으로 구현하여 어느 특정 국가의 언어로도 인식되지 않는 낯선 언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관객이 특정 문화권이 아닌 보편적인 디스토피아 세계로 받아들이도록 의도했다.